신발 끈을 묶으며 생각한다. 18년 전 처음 길을 나섰을 때의 서툴렀던 나도, 수천 킬로미터를 달려온 오늘의 나도, 이 끈을 묶는 순간만큼은 늘 고요한 출발선에 선다.

차가운 공기, 뜨거운 근육
새벽의 공기는 늘 정직하게 차갑다. 피부에 닿는 서늘함에 몸이 잠시 움츠러들지만, 알고 있다. 10분만 지나면 내 안의 엔진이 서서히 예열될 것이라는걸.
한 발 한 발 내디딜 때마다 몸의 온도가 차오른다. 심장 박동이 빨라지며 혈관을 타고 흐르는 피의 온도가 느껴질 때, 나는 비로소 살아있음을 실감한다.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힐 즈음, 근육의 팽팽한 긴장은 부드러운 유연함으로 바뀐다. 18년 차 러너에게 이 열기는 단순한 체온 상승이 아니라, 정지해 있던 삶을 다시 가동하는 '점화'의 과정이다.
고요해지는 마음의 온도
역설적이게도 몸의 온도가 뜨거워질수록, 마음의 온도는 차분하게 내려간다.
달리기 전, 일상의 복잡한 고민으로 펄펄 끓던 머릿속은 호흡이 거칠어질수록 오히려 식어간다. "후- 하-" 일정한 호흡의 리듬에 맞춰 잡념들이 하나둘 길바닥에 떨어진다. 뜨거운 땀이 마음의 조급함과 불안을 씻어내고 나면, 내 안에는 오직 '지금, 여기'라는 선명하고 시원한 평온함만 남는다.

온도의 균형
오늘의 명상 끝에 깨달은 것은, 건강한 삶이란 결국 뜨거운 몸과 냉철한 마음의 조화라는 사실이다.
- 몸은 열정적으로 움직여 온기를 유지하되,
- 마음은 지나친 감정에 휘둘리지 않도록 적정한 냉정함을 유지하는 것.
달리기는 나에게 그 균형점을 찾아주는 가장 정직한 수행이다. 18년을 달렸어도 여전히 길 위에서는 배울 것이 많다. 내일의 나는 또 어떤 온도로 세상을 마주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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